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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영어] 내 영어는 수능까지만?

시험에 지쳐 “내 영어는 수능까지!”라고 외쳤더라도 영어를 즐겁게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학습을 습득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비결이지요.   수학, 과학, 음악, 미술은 잘하는 사람과 함께 지낸다고 나도 잘하게 되진 않죠? 하지만 언어는 세상 모든 어린이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과 어울리기만 해도 저절로 잘하게 돼요. 그래서 언어는 ‘습득’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외국어는 그러기 어렵죠. 평소 사용하지 않기 때문인데, 우리는 영어를 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만 한 거예요.   이런 ‘학습’은 효과가 있긴 하지만 부작용이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영어가 싫어지는 게 문제죠. 그렇지만 습득과 학습의 균형을 찾으면 얼마든지 다시 재미를 붙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먼저 내게 필요한 영어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세요. 필요한 만큼 잘하면 되니까요. 불편 없이 배낭여행을 떠날 수 있을 정도의 듣기와 말하기인지, 영어로 된 전공서적을 술술 읽어야 하는 것인지, 또는 영어 강의를 수강하며 과제 작성과 발표를 할 작문과 토론 실력이 필요한지 진단해야 합니다.   듣기와 말하기는 70% 이상 들리는 영화나 드라마를 골라 잘 들릴 때까지 반복해 듣고, ‘따라 하기(shadowing)’를 해 보세요. 아이처럼 간단한 문장부터 발음은 물론 억양까지 똑같이 흉내 내는 겁니다. 물론 영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더 좋지요.   읽기는 실제 기사와 책을 읽어야 하고, 글쓰기는 좋은 글을 택해 한 문장씩 두세 번 소리 내 읽어 본 후 안 보고 옮겨 쓰면 도움이 됩니다. 한 페이지쯤 쓴 후 원문과 맞춰 보면 실력이 늘어요.     단수와 복수 구분에 민감하고 주어와 목적어를 생략하지 않는 등 한국어와 다른 영어의 특징에 익숙해질 수 있죠. 관사와 전치사, 시제 같은 작은 차이에도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요.   한 가지 팁을 드리면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동사라는 점입니다. 주어나 목적어가 될 수 있는 명사는 대상에 대한 정보만 줄 뿐이지만, 술어의 중심인 동사는 전체 상황의 골격을 알려주기 때문이죠. 즉, 문장을 제대로 만들려면 동사의 의미를 확실히 알고 자유롭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당부하고 싶은 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겁니다. 언어는 세상을 넓게 살아가기 위한 소통의 도구라서 자신감을 갖는 일이 더 중요해요. 교실 안 시험이 끝났으니 교실 밖 진짜 영어를 만날 때입니다. 여러분의 영어를 응원합니다! 채서영 /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별별영어 영어 수능 영어 강의 진짜 영어 습득 방식

2022-11-24

[열린 광장] 진실의 종아 울려라

 “어젯밤에 눈이 왔어”라는 문장과 “어젯밤에 눈이 오더라”라는 문장의 차이는 무엇일까. 두 문장 모두 어떤 사실에 관해 서술하고 있어도, “눈이 왔어”는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에도 쓸 수 있지만, “눈이 오더라”는 경험한 사실에만 쓸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또한 “어젯밤에 눈이 왔대”가 되면 다른 사람의 얻은 정보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라는 내용이 함축돼 있으며, “어젯밤에 눈이 왔나 봐”는 간접적인 단서를 통해 추론한 정보라는 사실이 들어 있다.   이처럼 우리말은 정보의 출처와 습득 방식을 문장의 끝에 전달한다는 특징이 있다.   몇 달째 정치의 시절이 계속되고 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이 사실처럼 퍼지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진실인 양 받들어진다. 자신만의 의견(opinion)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자신만이 사실(facts)을 가질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닐 텐데, 자신의 의견만이 사실이고 진실인 것처럼 다른 의견을 묵살하고 부인하고 단죄하기까지 한다.   처음 등장했을 때 무척 낯설었던 ‘탈진실(脫眞實, Post-Truth)의 시대’가 도래했다. ‘탈진실’이란 “공중의 의견을 형성하는 데 객관적 사실이나 진실보다는 주관적 신념과 개인적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그것의 사실 여부를 떠나 선택적으로 취하고,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외면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리스 철학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가르치면 되지만, 오히려 심각한 문제는 이미 진리를 알고 있다고 믿는 태도라는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네가 너 자신을 얼마나 알고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를 알아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앎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에서도 “너희는 말할 때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고 말하며, 논어에서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 이것이 참으로 아는 것이다”(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고 가르친다.   진실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어디서 나온 것인지 어떻게 습득된 정보인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일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연규동 / 경성대 한국한자연구소 교수열린 광장 진실 탈진실 post 문장 모두 습득 방식

2022-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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